한 끼를 꿈꾸는 시

하루에 세 끼
사람들은 하루에 세 끼
를 먹는다
시간과 양 질은 달라도
아침 점심 저녁
해와 달이 아무리 근사해도
은하계 한 가지에 매여있듯 인간은
세 끼에 매여 있고 그
세 끼 중에 한 끼만 걸러도
이유없이 (오! 정말 이유없이?)
폐가
배가 고프다

앗, 벌써 여섯 시네
일곱 시네!
아아 벌써 -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다니
마누라가 밥은 해 놨을까
집에, 전기밥솥에
밥이 있었던가 없었던가
식당에 가자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어야지 오늘은
생선찌개를 먹을까
스파게티를 먹을까 아니면
생굴에 포도주를 먹을까
파블로브의 실험실에서
작성된 인류의 역사적인
번민은 또 다시 시작된다

물론 배가 고픈 것은 사실
이리라 하지만 인간이 꼭
세 끼를 먹어야 하는
진정한 의무는 없다
한 끼를 먹어도 살 수 있다면
한 끼를 먹을 것이요
최소 두끼를 먹어야 한다면
두 끼를 먹을 것이고
거짓말처럼 안 먹고 살 수 있다면
안 먹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인 이상 어떻게
안 먹고 살 수 있겠는가
최소 한 끼는
거르지 말고 먹어야 하리라
그리고 물론 놀랍게도
세 끼만으로 부족해서
네 끼나
다섯 끼 혹은 여섯 끼 그
이상을 먹어야 사는 인간들도
있기는 있는 터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 시의 대상에선
논외로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