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가 부시시 일어나서 물을 찾는다. 
물을 찾다가 물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문득 탁자 위의 달걀을 손으로 집는다. 
달걀을 쳐다보며 잠깐 무슨 생각을 
하는 듯 하다가 달걀을 떨어뜨린다. 
떨어진 달걀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본다. 
잠시 퇴장했다가 여러 판의 달걀을 들고 입장한다 
달걀을 바닥에 있는 대로 던진다 
사내가 카메라를 손에 쥐고 촬영을 시작한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뒤이어서 준비된 
슬라이드 화면이 무대 전면에 투영된다. 

# 1 몇 장의 달걀 사진들 

# 2 그 외의 다른 몸사진들 

# 3 관객들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리며 찍는다

                        이때 관객들의 모습은 그로테스크한 또 다른 추상적 형태로 변용되어 나타난다 

사진촬영이 끝나면 싫증이 난 듯 탁자 위에 놓인 스케치북을 열고 
4B연필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한다. 석고데생을 하다가, 문득 
석고상 앞으로 다가서서 흰 석고상에 갖가지 색깔이 뒤범벅 된 물감칠을 
한다. 얼마를 그러다가 잠시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퇴장했다가 
거대한 캔버스를 들고 들어온다. 캔버스에 임의대로 빵을 붙인다. 
다 붙이고 나면 제목을 붙이는데 고심한다. 

(술) (예) (을) (위) (한) (빵) 

여섯 장의 카드와 게시판이 준비된다, 마치 마스게임처럼. 

예술을 위한 빵 

위한을 예술 빵 

빵예술 한을 위 

빵을 위한 예술 

그러다가 그냥 "빵" 
이라고 이름 붙인다. 
퇴장한다. 

조명이 꺼진다. 
장내는 어둠에 
휩싸인다.